"바다가 참 파라네."
차창 건너 수평선을 바라보며 여자는 말했다. 여자의 눈앞에는 바다와 하늘이 펼쳐져 있었고 그 둘 사이 경계는 그리 뚜렷하지 않았는데, 그녀는 그게 그저 원래 그런 것인지 아니면 차창을 사이에 두고 봐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남자는 계속된 정적을 깨고 튀어나온 여자의 말에 놀라 움찔거리다 경적을 울려댈 뻔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쉼과 동시에 시간을 깨워준 그녀의 말에 고마움을 느꼈다. 그리고 이내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여자의 눈을 도둑처럼 힐끔 보고선 행여나 그녀가 하는 생각을 흩트려 놓을까 걱정하며 결국에는 대답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들은, 그러니까 적어도 그녀는 지금 이 상황보다 눈앞의 풍경에 더 감정이입을 한 듯 보였다.
"얼마나 되려나."
"뭐가?"
여자는 다시금 침묵했다. 사실 그녀는 저 희미한 경계와 바로 앞에 보이는 두 색의 깊이를 눈대중으로 따져보고 있었다.
그녀가 보기엔 마치 하늘을 딱 '한 번' 덧입혀 놓으면 바다가 될 것 같았는데, 분명한 건 하늘이 위에 있는데도 제 눈에는 바다가 '한 번' 만큼의 위 단계에 있는 듯했다.
'평등하지 못해'
여자는 마치 자신이 하늘이라 생각했고, 불쑥 몇 년 전 자신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글을 쓰려고 국어국문학과에 간 게 아니라 그런가, 소설창작론을 견디던 한 학기가 무척이나 괴로웠던 .. 기억이 납니다 ..